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강일 14단지’ 공공분양 아파트에 당첨되고 입주일만 기다린 이모씨(35)는 최근 당첨된 1층 아파트를 둘러보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반 민간 아파트라면 주차장이나 필로티 구조가 있어야 할 부분에 1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서다. 지면과 주택이 한 뼘도 떨어지지 않아 빗물과 눈이 흘러 넘칠 수 있고, 벌레 등에도 취약한 상황이다. 그는 “최소한 1층 아파트와 지면 사이에 거리를 두는 단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주민의 불편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1층 아파트 바로 앞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어 일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베란다 창문과 나무 사이의 거리는 1m도 채 되지 않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난 6월 당첨자를 발표한 ‘고덕강일 14단지’는 상일동 38일대에 짓는 943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다. 이 가운데 41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오고 나머지는 행복·임대주택으로 구성된 ‘소셜믹스’ 아파트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이다. 분양가는 인근 강일동 ‘강일리버파크’ 동일 주택형 시세의 73% 수준이어서 실수요자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주택형이 4억9458만원에 책정됐고, 전용 49㎡이 4억669만원이었다. 1층은 같은 단지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았다.하지만 지면과 붙어있는 설계로 입주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 입주 예정자는 “아이들 때문에 1층을 선택해 어렵게 당첨됐는데 설계를 보고 후회했다”고 말했다.
입주민들로 구성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 단지의 내부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에어컨 실외기가 들어갈 공간을 설계보다 작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한 입주민은 “정부와 여당에서는 임대주택이나 공공주택 아파트가 일반 민간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와 다를 바 없이 좋다는데 한번 살아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덕 강일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 설계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H공사가 지난달 11일 입주자를 발표한 ‘고덕강일 7단지’ 1층은 기계실처럼 개별 현관 출입문과 도로와 붙어있어 입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외부인들을 막는 담장이나 울타리가 없어 택배 분실·도둑 등 범죄에 취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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