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에 수틀린 '송현동 부지'…대한항공, 국토부에 진정서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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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서울시 변심…시의회 압력 때문?
서울시 “협상도중 진정서…도움 안돼”

그래픽―고윤결

대한항공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건과 관련해 막판에 서울시와의 합의가 결렬되자, 대한항공이 국토교통부에 진정서를 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하던 송현동 부지 매각 건에 국토부까지 끼어들게 됐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문제를 두고 국토부 장관의 지도와 조언 권한의 발동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당초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전날 권익위 주재로 ‘송현동 부지 매각 합의식’을 열고 도장만 찍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갑자기 계약시점을 확정하지 않고 ‘조속한 시일내에 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로 문구를 바꾸자고 말을 바꿨다”며 합의식이 무기한 연기된 이유를 설명했다. 애초에는 조정문에 4월30일까지 매매시점을 명시하기로 했었다. 대한항공은 조정문의 구속력을 배제하자는 취지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애초에 보유하던 송현동 부지를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연내에 매각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다 서울시가 지난 5월 이곳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민간 매각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에 지난 6월11일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 추진이 서울시의 일방적 문화공원 지정 추진 등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서울시의 행정절차 진행을 막아달라고 권익위에 민원을 낸 바 있다. 권익위는 양쪽의 합의점을 찾아 움직였고 결국 대한항공이 엘에이치(LH)에 송현동 부지를 팔고, 엘에이치가 서울시와 다른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이날 국토부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서울시가 권익위 조정에 응해 대한항공이 수용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절차를 이행토록 지도·권고하고 △만약 이행이 불가능하다면 공원화를 철회하고 대한항공이 민간매각할 수 있도록 지도·권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국토부 장관은 지방자치법 166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도권한이 있고, 이들의 사무에 관해 조언 또는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1년까지 이행해야 할 자구안에 송현동 부지 매각이 핵심인만큼, 조속히 매각 절차가 이뤄져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국토교통부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이처럼 갑자기 변심한 배경을 두고 시의회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부의장인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은 “서울시가 송현동 땅을 공원화하기 위해 엘에이치에 서부면허시험장을 넘기고, 엘에이치는 대한항공에 송현동 땅 매입 대금을 지급하는 삼각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는 상암동 지역주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낸 바 있다. 이날 서울시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협상 도중에 이렇게 진정서를 내는 행동은 협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용지불을 한번에 할 수 없어 지불능력이 있는 엘에이치까지 끌어들이는 방안을 낸 것도 서울시다. 대한항공이 다시 정상적으로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지 김양진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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